Kwozjw Instagram Photos and Videos

kwozjw 권주완 @kwozjw mentions
Followers: 251
Following: 327
Total Comments: 0
Total Likes: 0

 #국민청원 . 강연희 소방위는 순직 후 소방경으로 추서되었습니다. 그녀의 진급 소식을 들은 많은 이들이 슬퍼하였습니다. 그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빈소를 찾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
Media Removed
#국민청원 . 강연희 소방위는 순직 후 소방경으로 추서되었습니다. 그녀의 진급 소식을 들은 많은 이들이 슬퍼하였습니다. 그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빈소를 찾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조문을 마치고 구급활동 중 폭행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 집행을 엄정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 시점에서 제가 게시한 국민청원은 1525명의 동의를 얻었는데요, 어렵겠지만 한 달 안에 20만 건의 청원동의를 얻는다면 문재인 정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김부겸 장관의 답변을 듣게 될 것 같아요. 그의 입을 통해 발화되는 답변은 ... #국민청원
.
강연희 소방위는 순직 후 소방경으로 추서되었습니다. 그녀의 진급 소식을 들은 많은 이들이 슬퍼하였습니다. 그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빈소를 찾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조문을 마치고 구급활동 중 폭행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 집행을 엄정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 시점에서 제가 게시한 국민청원은 1525명의 동의를 얻었는데요, 어렵겠지만 한 달 안에 20만 건의 청원동의를 얻는다면 문재인 정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김부겸 장관의 답변을 듣게 될 것 같아요. 그의 입을 통해 발화되는 답변은 아마 강연희 소방경의 장례식장에서 했던 발표와 원론적으로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의 입장이 선언되는 순간 소방관에 대한 폭언·폭행·성추행이 대한민국에서 근절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김부겸 장관이 강연희 소방경의 빈소를 찾았던 2일 오전 7시 20분, 제주 성산읍에서 술에 취한 환자를 이송하던 구급대원은 환자에게 폭행당하여 왼쪽 손목 등에 외상을 입었습니다. 주폭자는 구급차 안에서 구급장비를 집어던지는 등 구급대원에게 신체적인 폭행을 가하였고, 구급대원이 폭력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구급차 안에서 벌어지는 만행은 누구도 제지할 권한이 없기에 보통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지속됩니다. 환자와 동승하였던 구급대원은 환자를 병원에 이송하는 시간이 지옥에 있는 듯이 괴롭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
관련부처의 장관이 구급차 내 폭력근절을 당부하는 와중에도 전국에서 매 맞는 소방관들의 신음이 터져나오는 현실. 그것을 모순 섞인 희극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체감하는 소방관들의 고통이 심각합니다. 지난달 3일 제주에서 주취자에게 폭행당한 구급대원은 치아가 부러졌지만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이미 소방대원들에게 이와같은 돌발상황은 정례적으로 감수해야 할 일과입니다. 메뉴얼은 위와 같은 폭행을 당한 구급대원들에게 신체적·정신적 외상을 치료할 수 있도록 즉시 휴가를 부여할 것을 명시하고 있으나, 필요소방인력 대비 실제 소방인력이 전국 평균 62.8%밖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구급대원들에게 마음 편하게 쉬고 오도록 배려하는 지자체는 많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서울특별시와 6개의 광역시를 제외하면 실제 소방인력은 필요인력의 60%이하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한 까닭으로 폭행을 당한 피해 구급대원이 부재하면 동료 구급대원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보강근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소방이 작금에 처한 현실입니다. 피해를 입은 동료의 아픔을 공감하기는 하지만 보강근무 지시에 볼멘소리가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피해를 입은 당사자는 마음 편히 휴가를 다녀올 수 있을까요?
.
만성화된 소방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하고자 2016년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관련법안을 발의하였으나 야당의 반대에 부딛혀 상임위를 계류하다 폐기되었고, 소방공무원을 증원하는 내용을 담은 2018년 예산안 역시 국회에서 진통을 겪은 끝에 관련 예산이 일부 삭감된 채로 타결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소방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하여 소방관 1만 8000여 명을 증원하겠다고 약속하였지만 현실은 쉽지 않아보입니다. . 강연희 소방경의 영결식이 엄수되었던 3일, 소방청은 구급대원이 호신용 장비를 소지하고 유사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인 근거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소방공무원에 대한 폭력근절캠페인을 강화하고 구급대원들이 폭행상황의 유형에 맞게 대처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물론 소방청의 제도개선안은 국회의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공조해야 가능하지만, “4.27 판문점 선언 비준”, “추가경정예산 심의”등 굵직한 의제들이 국회에 산적해있는데다가, 지금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드루킹 사건과 관련하여 5월 국회가 파행을 겪는 상태라 소방청과 국회의 공조가 언제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곧 있을 북·미 회담의 추이에 집중해야 합니다. 때문에 소방관의 처우개선과 관련된 논의는 다소 뒤로 밀리는 것을 피할 수 없겠지만 그 가운데에서 건강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국민들의 성원이 곧 감시와 견제의 눈이 되어줄 것이기에 당장 고통스러운 현실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이라 낙관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낙관적인 전망과는 별개로, 누군가의 희생이 더 나은 사회로 가는 공론화의 장이 된다는 것이 몹시 슬픕니다... 끝까지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세요.
Read more
 #국민청원 #2부 #순직 . 왜 우리는 19년 동안 본인이 맡은 바를 성실히 수행해 온 소방관을 이렇게 떠나보내야 하는 것일까요? 이 사회를 살아가는 노동자 중에 일하는 도중 폭행을 당해도 괜찮은 ...
Media Removed
#국민청원 #2부 #순직 . 왜 우리는 19년 동안 본인이 맡은 바를 성실히 수행해 온 소방관을 이렇게 떠나보내야 하는 것일까요? 이 사회를 살아가는 노동자 중에 일하는 도중 폭행을 당해도 괜찮은 사람은 단연코 없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소방관들은 늘상 언어적 폭행뿐만 아니라 성희롱, 신체적 폭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 . 국가인권위원회의 연구용역을 받아, 2015년 고려대 김승섭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3개월 간 근무 중 소방공무원이 일반인으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 경우는 37.9%(3,057명), ... #국민청원 #2부 #순직 .
왜 우리는 19년 동안 본인이 맡은 바를 성실히 수행해 온 소방관을 이렇게 떠나보내야 하는 것일까요? 이 사회를 살아가는 노동자 중에 일하는 도중 폭행을 당해도 괜찮은 사람은 단연코 없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소방관들은 늘상 언어적 폭행뿐만 아니라 성희롱, 신체적 폭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 .
국가인권위원회의 연구용역을 받아, 2015년 고려대 김승섭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3개월 간 근무 중 소방공무원이 일반인으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 경우는 37.9%(3,057명), 지난 12개월 동안 언어적·신체적 성희롱을 당한 경우는 3.3%(264명), 지난 12개월 간 일반인으로부터 신체 폭력을 경험한 경우는 8.2%(659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충격적인 결과입니다. 그러나 더욱 비관적인 사실은 위의 언어적·성적·신체적 폭행과 관련해 관서에 조직 차원의 후속조치를 요구한 경우는 각각 5.9%, 8.3%, 18.6%에 불과했습니다.
. .
대한민국 소방관들은 시민들에게 욕을 들어도, 맞아도, 성희롱을 당해도 침묵하는 조직입니다. 보고서에 드러난 심층적인 면담결과는 폭행과 성희롱을 당했을 시,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공무원 사회에서 개인의 평판을 안 좋게 할 우려가 있었다는 응답이 있었습니다. 또한, 가해자의 민원제기로 인하여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것을 두려워했고, 피해를 입은 소방공무원 역시 민원인을 잘못 응대하여 사건이 벌어진 것이라는 조직 내 낙인효과가 피해 상황을 상부 조직인 관서에 직접적으로 보고하지 못하게 막는 장벽으로 작용했습니다.
. .
소방청에서 밝힌 2012년부터 2017년까지의 소방관 폭행·폭언 피해의 합계는 870건입니다. 합계된 결과는 관서에 후속조치를 요구한 소방관의 경우만 합한 결과일테니, 이야기 하지 못한 실제적인 피해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방기본법 제 50조에 따르면, 소방관을 폭행한 가해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벌금형 이하의 형을 받는 경우가 70%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법에 명시된 형량보다 소방관을 폭행한 가해자들은 관대한 형량을 받아온 것입니다. 지난 4년 동안 소방관에 대한 시민들의 폭력 행위가 2.2%나 증가한 것은 이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 .
그래서 저는 제안합니다.
.
. 첫째. 폭력행위를 행하는 가해자에 맞서서 소방관 본인이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을 소방기본법 안에 만들어주십시오.
.
.
둘째. 소방관에게 폭력행위를 행사하는 90%는 주취자입니다. 그들과 관련된 출동지령 시 경찰관을 함께 출동하도록 하고, 소방관의 안전을 위하여 경찰관을 구급차 내에 동승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소방기본법과 경찰법 내에 성문화시켜주십시오.
.
.
셋째. 강연희 소방위에게 일어난 비상식적인 순직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정부는 소방관에 대한 폭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폭력예방 활동을 해주십시오.
. .
이상입니다.
. .
글을 쓴 본인은 대한민국에서 화재진압요원으로 종사하는 소방관입니다. 환자와 요구조자를 살리기 위해 “살려주세요. 때리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소방관의 심정을 헤아려주십시오. 대한민국의 소방관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국민들이 도와주십시오. 소방관이 경험하는 폭력 피해는 국가의 소방력을 위축시키고, 결국 국민들에게 화재, 구급, 구조 서비스 제공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의 소방관들이 눈물 흘리게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소방위 강연희 선배님의 명복을 빕니다.
.
2부 끝.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19706
Read more
 #국민청원 #1부 #순직 . 2018년 4월 2일 월요일 오후 1시 2분경, 전북 익산시 평화동 익산역 앞 대로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익산소방서에서 근무하는 강연희 소방위는 ...
Media Removed
#국민청원 #1부 #순직 . 2018년 4월 2일 월요일 오후 1시 2분경, 전북 익산시 평화동 익산역 앞 대로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익산소방서에서 근무하는 강연희 소방위는 구급대원으로서 시민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출동하였습니다. . . 현장에 도착한 강 소방위가 살펴본 47세의 남성은 주취자였고 의식이 없었습니다. 응급상황이라고 판단한 강 소방위는 그를 구급차에 옮겨 싣고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대개 주취자의 경우, 의식상태가 불분명하며 판단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현저히 낮습니다. 그와 동시에 본인의 의사표현을 ... #국민청원 #1부 #순직 .
2018년 4월 2일 월요일 오후 1시 2분경, 전북 익산시 평화동 익산역 앞 대로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익산소방서에서 근무하는 강연희 소방위는 구급대원으로서 시민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출동하였습니다.
. .
현장에 도착한 강 소방위가 살펴본 47세의 남성은 주취자였고 의식이 없었습니다. 응급상황이라고 판단한 강 소방위는 그를 구급차에 옮겨 싣고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대개 주취자의 경우, 의식상태가 불분명하며 판단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현저히 낮습니다. 그와 동시에 본인의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장에서 발견치 못한 외상이나 내부 손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강 소방위는 대한민국의 모든 소방관이 그러하듯이, 흔들리는 구급차 안에서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시행하고 환자의 활력징후를 측정하며, 병원에 인계할 내용을 정리함과 동시에 출동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던 중 환자는 병원 이송을 시작한지 2분쯤 후에 의식을 회복하였습니다. 환자가 의식을 회복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정말 다행인 상황이었지만, 구급대원인 강 소방위에게는 비극적인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환자는 의식을 회복한 이후, 동승한 구급대원들에게 폭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강 소방위에게 여성의 생식기와 관련된 성희롱과 폭언을 계속했으며, 그 과정에서 강 소방위의 머리를 5회 가격했습니다. 옆에서 환자의 폭행을 저지하려던 동료 소방사의 머리도 1회 가격했습니다. 소방관들은 소방기본법을 바탕으로 현장활동을 수행합니다. 소방기본법에는 폭력을 행사하는 환자 및 요구조자에게 맞서거나 이들을 제압할 수 있는 소방공무원의 법적 권한을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소방기본법을 기반으로 한 현장매뉴얼에서 조차 환자와 요구조자의 폭행은 회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알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승합차의 내부를 개조하여 환자를 실을 수 있게 만든 좁은 공간 안에서 환자가 무차별적으로 가하는 폭행과 폭언을 소방공무원이 회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구급차 안에서 강 소방위와 동료 소방사는 환자의 폭행과 폭언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 .
사건 발생 이틀 후, 극심한 스트레스와 두통, 불면에 시달렸던 강 소방위는 병가를 내고 병원에 갔습니다. 전문의는 강 소방위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손상’이라고 진단합니다. 사건 이후 강 소방위는 동료 소방관들에게 ‘심리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amatic stress disorder, PTSD)’의 증상을 호소하며 폭행 당시의 기억이 계속 맴돌아 고통스럽다고 말했고, 24시간 동안 딸꾹질을 지속하는 등 자율신경계의 손상이 이어진 끝에 결국 지난 4월 24일, 급성 뇌출혈로 인하여 긴급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인 5월 1일, 19년 동안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왔던 강연희 소방위는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영면하였습니다. 그녀는 직원들 사이에서 활발하고 유머러스하며 자기관리가 철저한 동료였고, 후배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으로 칭찬이 자자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녀의 죽음은 참으로 허망하였습니다.
.
1부 끝.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19706
Read more
 #도자기 #시인 #도예가 #창녕 . 1년만에 만난 시인. 그가 악수를 청해온 손에는 이제 고운 진흙이 말라붙어 있었다. 손금에 박혀 굳은 진흙. 그는 전통가마가 있는 도자기 공방에 나를 초대해주었다. ...
Media Removed
#도자기 #시인 #도예가 #창녕 . 1년만에 만난 시인. 그가 악수를 청해온 손에는 이제 고운 진흙이 말라붙어 있었다. 손금에 박혀 굳은 진흙. 그는 전통가마가 있는 도자기 공방에 나를 초대해주었다. 흙은 시인과 도예가의 손에 의해 빚어져 가마 속에 들어가 1400°c의 열을 두 번 견뎌낸 끝에 비로소 도자기로 완성된다고 하였다. 수분을 머금은 고운 흙으로 빚어진 토기가 가마 속에 가득 찰 만큼 만들어지면, 토기는 그제서야 익혀질 기회를 얻는다. 시인의 부인인 도예가는 가마에 불을 뗄 때는 소나무의 껍질만을 이용한다고 하였다. 가마의 온도는 토기를 녹일 정도로 뜨거우면 ... #도자기 #시인 #도예가 #창녕
.
1년만에 만난 시인. 그가 악수를 청해온 손에는 이제 고운 진흙이 말라붙어 있었다. 손금에 박혀 굳은 진흙. 그는 전통가마가 있는 도자기 공방에 나를 초대해주었다. 흙은 시인과 도예가의 손에 의해 빚어져 가마 속에 들어가 1400°c의 열을 두 번 견뎌낸 끝에 비로소 도자기로 완성된다고 하였다. 수분을 머금은 고운 흙으로 빚어진 토기가 가마 속에 가득 찰 만큼 만들어지면, 토기는 그제서야 익혀질 기회를 얻는다. 시인의 부인인 도예가는 가마에 불을 뗄 때는 소나무의 껍질만을 이용한다고 하였다. 가마의 온도는 토기를 녹일 정도로 뜨거우면 불가하였고, 그렇다고 하여 토기가 설익을 정도로 미미해서는 안 되었다. 토기를 알맞게 익히고, 겉에 칠해진 유리형질의 잿물만이 녹아 토기를 감싸게 할 정도의 온도. 소나무의 껍질은 그 알맞음을 조성하는데 유용하다고 그녀는 말해주었다. 가마골에 오고 나서 나는 생경하게 다가오는 ‘불’의 용도에 대해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얻었다. 굳게 잠긴 아파트 안에 화재가 발생하여 방화문을 파쇄하고 진입한 끝에 마주하는 ‘불’과 가마골에서 부부가 다루는 ‘불’은 본질적인 차이가 있었다. 내가 주로 경험하는 불은 온갖 가연물을 태워 없애는 ‘파괴의 신’이었으나, 그들이 숭배하는 불은 자기(磁器)를 견고하게 하고 광택과 문양을 지어주는 ‘성숙의 신’이었다. 공방에 빼곡하게 들어찬 부부의 도자기는 똑같은 것이 없었고, 표면이 매끈하지도 않았다. 그들이 창조한 도자기에는 ‘결’이 남아있어 비늘처럼 보이기도, 혹은 무늬처럼 여겨지기도 하였다. 시인에게 까닭을 물으니 소적대성(小積大成)이라는 말을 내게 해주었다.
.
. '작은 것이 쌓이고 쌓여 큰 것을 이룸.’
.
그들의 도자기는 말처럼 천천히 진행되어 지어진 것이다. 그래서 누적된 ‘느림’이 길러낸 도기에는 나이테가 패어있었던 것이다. 파도의 이랑과 고랑처럼, 바람결의 문양처럼 성장한 도자기는 표면을 매끈하게 성형하지 않았다.
.
손바닥에 그어진 금은 그곳에 운동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낸다. 인간의 손금처럼 자기 고유의 주름을 소유하고 있는 그릇. 움직임이 있어 가능하였던 시간의 퇴적물은 기뻤던 경험, 고통스러웠던 기억, 성취의 기쁨과 실패의 아쉬움이 인간의 얼굴에 주름져 저장되어 있는 것처럼 창조주의 애환을 한몸에 품고 있었다.
.
항구히 새 것을 갈망하는 사회. 가족을 보다 잘개 썰어 나누고 공유의 개념을 지워낸 사회는 사람들에게 새 제품을 구입할 것을 지속적으로 종용한다. 규격에 맞게 정량화되고 적재하기 좋도록 평평하며, 반듯하고 돌출된 부분이 없는 상품. 그것들은 ‘1인 가구’라고 통칭되는 고독한 사람들에게 공급된다. 여자는 남자를 증오하고, 남자는 여자를 혐오하는 세태에 혼자 가구를 이룬 사람들은 “가구”라는 말의 품격에 걸맞도록 모든 세간을 새로 들여야 한다. 너무나 매끌매끌한나머지 만든 이의 숨결과 시간이 머물 수 없는 물건들말이다. .
나는 어제 부부가 키운 그릇들에 술과 음식들을 담아 나누어 먹었다. 흙의 혼합, 유약의 배합, 뗄감의 성격과 구워진 온도에 따라 생김이 모두 제각각인 작품들은 ‘우주의 무작위성’을 닮아 영롱했다. 나는 그 중에서 푸른 빛이 나는 것이 제일 좋았다. . . ‘성숙의 신’이 여물게한 그릇. 그곳에 담긴 막걸리는 내 마음을 영글게 했다. 두 분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Read more
2018.04.29.Sun. #통영
Media Removed
2018.04.29.Sun. #통영 2018.04.29.Sun.

#통영
 #소방관 #EBS #합동훈련 #안전교육 물론 EBS에는 '번개맨'이 있어서 안전하겠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안전교육을 하고 왔어요. 훈련과 교육에 참가해주신 임직원 분들 감사합니다.
Media Removed
#소방관 #EBS #합동훈련 #안전교육 물론 EBS에는 '번개맨'이 있어서 안전하겠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안전교육을 하고 왔어요. 훈련과 교육에 참가해주신 임직원 분들 감사합니다. #소방관 #EBS #합동훈련 #안전교육 물론 EBS에는 '번개맨'이 있어서 안전하겠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안전교육을 하고 왔어요. 훈련과 교육에 참가해주신 임직원 분들 감사합니다.
 #소방서 #인사이동 . . 나는 간략하게 쓰는 글을 싫어한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간략하게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인사이동이 있었다. . . 4월 25일자 인사는 다수의 팀원들을 뒤섞어놓았다. ...
Media Removed
#소방서 #인사이동 . . 나는 간략하게 쓰는 글을 싫어한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간략하게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인사이동이 있었다. . . 4월 25일자 인사는 다수의 팀원들을 뒤섞어놓았다. 소방서는 떠나면 그만이라는 어느 선배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같은 곳에서 근무하다가 헤어지면 다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왕왕 있고, 영영 그럴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 . 그런 가운데에서 이뤄지는 만남과 이별의 반복은 사람에 대한 평가 및 평판을 중요시하는 문화를 소방조직 내에서 자연스레 자리잡도록 만들었다. . . 이동 전에 다양한 하마평이 오간다. . . ... #소방서 #인사이동 .
.
나는 간략하게 쓰는 글을 싫어한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간략하게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인사이동이 있었다. .
.
4월 25일자 인사는 다수의 팀원들을 뒤섞어놓았다. 소방서는 떠나면 그만이라는 어느 선배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같은 곳에서 근무하다가 헤어지면 다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왕왕 있고, 영영 그럴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
.
그런 가운데에서 이뤄지는 만남과 이별의 반복은 사람에 대한 평가 및 평판을 중요시하는 문화를 소방조직 내에서 자연스레 자리잡도록 만들었다.
.
.
이동 전에 다양한 하마평이 오간다.
.
.
누구는 다른 누구의 좋은 동료였지만, 누구는 다른 누구에게 원수가 되었다는 이야기... 과장된 찬사와 폄하 속에서 진실과 거짓은 혼재되어 무수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막상 같이 근무해보기 전에는 그 무엇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
.
그래서 특별할 것 없는 소방서의 업무는 인물이라는 독립변수에 따라 출렁인다.
.
.
소방서에서 하는 일은 특별할 것이 없다. 세상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그 목표이나, 세상의 평온과 화목이 훼손되었을 때 나서서 그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
.
그래서 소방관들은 화재·구급·구조 활동을 하고, 출동을 위해 존재하는 소방차량 및 장비를 유지·보수하며, 소방대상물의 재난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건축·위험물·방염·조사·점검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안전 관련 유자격자의 선·해임을 관장하며, 시민들의 안전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 교육한다. 그 과정에서 공무집행의 근거를 찾기 위해 법을 해석하고, 문서를 생산하며 위와 같은 갈래의 일을 운영하기 위해 행정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소방관이다.
.
.
어쩌면 우리의 업무는 큰 틀에서 위의 내용을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정형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떤 인물이 모이느냐에 따라서 일의 진행은 그 추이를 달리한다.
.
.
서로를 배려하고, 부족한 부분은 협의를 통해 조정하는 조직문화는 과중한 업무를 가볍게 만들지만... 개인의 부담을 타인에게 떠넘기고, 독선적으로 행동하며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는 자아실현의 현장을 지옥으로 변모시킨다.
.
.
옆 자리가 덩그러니 비어있다. 이 자리에 누가 올까? 기대보다는 걱정이, 불안이, 근심이 앞선다.
.
.
앞선 이의 자리와 장비를 사용하게 될 이를 기다리며, 새롭게 자리잡을 동료 역시 기대보다는 걱정·불안·근심이 앞설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
잦은 이동, 앞으로도 수없이 이어질테지만... 좋은 이웃, 좋은 동료가 되어 함께하는 시절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애써야겠다.
.
.
그런 생각을 하며 연기투시랜턴의... 헤드랜턴의... 인명구조경보기의 담당자명을 수정하였다.
.
.
우리가 함께 잘 지내게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Read more
18.04.21.Sat. 아이들과 함께 수족관에 갔던 날.
Media Removed
18.04.21.Sat. 아이들과 함께 수족관에 갔던 날. 18.04.21.Sat.

아이들과 함께 수족관에 갔던 날.
 #책 #아이언크로즈 #박봉남 #김예신 #배들의무덤 #치타공의철까마귀 . . 전투를 위해 탄생한 배는 '배 선(船)'자가 아니라 '싸움배 함(艦)'자를 쓴다. 나는 동해바다에 ...
Media Removed
#책 #아이언크로즈 #박봉남 #김예신 #배들의무덤 #치타공의철까마귀 . . 전투를 위해 탄생한 배는 '배 선(船)'자가 아니라 '싸움배 함(艦)'자를 쓴다. 나는 동해바다에 배치된 전폭 120m의 함정에서 음식을 조리하며 군역을 수행했다. . . 해군의 일과는 보름간의 경비항해 후에 군항에 잠시 정박하여 부식과 기름, 전기를 보충하는 것의 반복이다. . . 배가 군항에 정박할 때는 군함과 군항에 굵고 단단하게 박힌 쇠심지(비트)에 굵은 홋줄을 감아매어 고정한다. 부력이 있는 어마어마한 쇳덩이는 고작 밧줄 몇 가닥에 고정되었다. . . ... #책 #아이언크로즈 #박봉남 #김예신 #배들의무덤 #치타공의철까마귀
.
.
전투를 위해 탄생한 배는 '배 선(船)'자가 아니라 '싸움배 함(艦)'자를 쓴다. 나는 동해바다에 배치된 전폭 120m의 함정에서 음식을 조리하며 군역을 수행했다.
.
.
해군의 일과는 보름간의 경비항해 후에 군항에 잠시 정박하여 부식과 기름, 전기를 보충하는 것의 반복이다.
.
.
배가 군항에 정박할 때는 군함과 군항에 굵고 단단하게 박힌 쇠심지(비트)에 굵은 홋줄을 감아매어 고정한다. 부력이 있는 어마어마한 쇳덩이는 고작 밧줄 몇 가닥에 고정되었다.
.
.
함 총원이 선측에 나와서 수행하는 정박작업은 흡사 줄다리기같다. 배와 선측의 비트가 홋줄로 연결되면 장력을 만들어 고정하기 위해 밧줄에 선원들이 달라붙어 온힘을 다해 당긴다. 인력으로 홋줄을 당기는 것이 여의치 않으면, 뱃머리에 설치된 커다란 도르래에 홋줄을 감아 당긴다. 그러면 배와 항구의 거리는 좁혀지고, 이내 다리가 연결되어 전투함은 육지가 되는 것이다.
.
.
군생활을 하다보면 홋줄을 걸었다 풀었다를 수천 번 반복한 군함이 퇴역식을 하는 행사에 동원된다. 침몰하지 않았기에 패배한 적이 없었고, 지지 않았기 때문에 수군이 육지로 돌아올 수 있었다. 싸움배의 퇴역식은 선원들이 여전히 살아있기에 개최되는 행사다. .
.
그렇게 대한민국 해군에서 퇴역한 함정은 탑재된 무기와 정보탐지 설비들을 제거한 후에 동남아시아의 어느 나라에 군함으로 취역한다고 했다. .
.
그리고 덥고 습한 그곳에서 함정의 내용연한이 다하면, 여지없이 방글라데시의 치타공에서 해체될 것이다.
.
.
방글라데시의 치타공은 죽음을 앞둔 선박들이 한데 모이는 곳이다. 방글라데시는 철광석이 생산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죽은 선박들을 분해하여 철을 얻는다. 이곳의 인부들은 용접기를 들고 항구에 나가 배를 녹이고, 도르레에 둘러진 쇠줄을 잘린 철판에 연결하여 당긴다. 그렇게하여 갯펄에 박힌 선박은 분해되어 뭍으로 끌어올려지고, 방글라데시 전역에 공급되어 활용된다.
.
.
방글라데시는 치타공에 정박한 죽은 선박으로부터 철 공급의 60%를 의존한다. 가난한 나라의 노동자들은 배를 갈라 뭍으로 보내는데 거의 맨몸으로 모든 공정을 수행한다. 하루에 2달러 남짓한 돈을 벌기 위함이다. 맨몸으로 일하기에 온갖 위해성분과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이 또한 수없이 많다.
.
.
산업이 발아되지 못하여 일자리가 부족하고, 부패한 정치로 인하여 대다수의 국민들이 굶주리는 나라에서... 치타공으로 이주하여 노동하는 것은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에게 피치못할 선택이다.
.
.
그들은 태양이 작열하는 가운데에 데워진 철판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용접 불꽃을 피운다.
그렇게 번 돈으로 먼 고장에 있는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는 것이다. .
.
치타공의 까마귀들은 선박의 해체과정에서 발생한 쇳조각과 철사들을 모아서 둥지를 짓고 알을 낳는다. 치타공의 노동자들 역시 까마귀처럼 버려진 선박을 녹여 번 돈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하여 살아간다.
.
.
세계의 폐선박이 방글라데시의 치타공에 버려지는 것처럼, 세계의 전자쓰레기들은 아프리카 가나의 아크라에 모인다. 컴퓨터와 주변기기들은 유해물질들이 가득 들어있어 부국들이 처리하기를 꺼려하는데, 그러한 까닭으로 3세계에 돈을 주고 버린다.
.
.
전자기판에 붙어있는 납과 카드뮴, 비소와 수은은 치명적인 중독증을 일으키지만 기술과 장비가 없는 아크라의 빈민들은 아무런 보호장구 없이 쇠몽둥이로 전자제품을 내리쳐 재활용 할 수 있는 전자부품들을 얻는다. 오염많고 유해한 분류해체작업은 보통 어린이들과 여인들의 몫이다. .
.
세계의 전자쓰레기가 모이는 가나의 아크라,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라이베리아, 파키스탄, 중국 광둥성의 귀유에 서식하는 새들은 치타공의 까마귀와는 달리 전자쓰레기를 물어다가 둥지를 지을까?
.
.
책의 저자는 치타공의 노동자들에게 물었다. 이토록 힘들고 위험한 노동을 어떻게 견뎌내느냐고. 그들은 모두 같은 대답을 했다고 한다. .
.
“이 일은 신이 주신 선물이고,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
.
치타공 노동자들의 순응적이고 체념적인 대답에서 죄책감을 느꼈던 이유는 무엇일까? 새롭게 생산된 물건들에 둘러싸여 손쉽게 소비와 폐기를 행하는 나의 둥지가 지나치게 깨끗한 탓일까?
.
왜 누군가의 운명은 가난과 폐기물들에 휩싸여 속박되는가. 그러한 까닭으로 나의 삶은 왜 편해지는 것인지 고민했다.
Read more
아저씨
Media Removed
아저씨 아저씨
 #책 #연장傳 #박점규 #노순택 . . 노조설립을 용인하지 않는 것은 선친의 유훈이라고 하였다. 유훈통치는 전·근대의 유물인 줄 알았지만 엄연히 현실세계에 엄존하는 봉건적 사실이다. ...
Media Removed
#책 #연장傳 #박점규 #노순택 . . 노조설립을 용인하지 않는 것은 선친의 유훈이라고 하였다. 유훈통치는 전·근대의 유물인 줄 알았지만 엄연히 현실세계에 엄존하는 봉건적 사실이다. 회사의 창립자는 노조를 결성하지 않아도 사원들의 복지와 후생을 최고 수준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노동자의 불만을 청취하지 않고도 선제적이고 시혜적인 혜택의 보장은 가능한 것일까? 결과론적으로 그렇게 되지는 못했다. 신산스러운 삶에 대한 영속적인 보상은 천국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 . 독성화학물질을 취급하는 반도체 공장에서 노동자들의 신체를 보호하는 ... #책 #연장傳 #박점규 #노순택
.
.
노조설립을 용인하지 않는 것은 선친의 유훈이라고 하였다. 유훈통치는 전·근대의 유물인 줄 알았지만 엄연히 현실세계에 엄존하는 봉건적 사실이다. 회사의 창립자는 노조를 결성하지 않아도 사원들의 복지와 후생을 최고 수준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노동자의 불만을 청취하지 않고도 선제적이고 시혜적인 혜택의 보장은 가능한 것일까? 결과론적으로 그렇게 되지는 못했다. 신산스러운 삶에 대한 영속적인 보상은 천국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
.
독성화학물질을 취급하는 반도체 공장에서 노동자들의 신체를 보호하는 정화설비를 설치하지 않아 황유미씨를 비롯한 수많은 반도체 노동자들은 백혈병과 같은 급성중증질환으로 세상을 등졌다. 그리고 서비스센터의 노동자들과 설치 기사들이 사용하는 관용차량에 위치추적을 가능케 하는 설비를 몰래 장착하여 그들의 동선을 감시하였고, 경쟁적인 업무분배 시스템을 도입하여 직원들 간에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였다. 그 과정에서 시간에 쫓긴 기사들은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못하여 현관에서 추락하거나, 업무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여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 등 비극은 정례화되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본인의 권익을 위하여 사용자측과 교섭할 수 없었다. 회장님의 유훈 탓이었다. 이제는 그의 눈에 흙이 들어가고 백골이 진토되어 손자가 그룹의 경영권을 손에 쥐었음에도 여전히 노조설립은 불허되었다. 창업주의 유훈을 받들기 위하여 사측은 노동자들을 불법적으로 사찰하였고, 회유와 협박을 일삼았으며 그래도 통제되지 않는 반동분자를 제거하기 위하여 노조파괴 전문가들에게 수십억원의 보수를 안겨주었다. 사용자 측이 주장하는 경영효율화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제물로 바쳐 달성되는 것이었다. 그룹차원에서 노조설립을 방해하기 위해 작성된 문건이 자그만치 6천 건이나 발견된 현실에서, 공화국의 신민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분을 가라앉힌 채 황태자가 하사해주실 망극한 성은을 기다려야하는가?
.
. “인간에 대한 존중은 두려움에서 나옵니다. 살아있는 인간은 빼앗기면 화내고 맞으면 맞서서 싸웁니다.”
.
.
드라마 ‘송곳’에서 노동상담소장 구고신 노무사가 한 대사라고 한다. 책의 제목은 ‘연장傳’이다. ‘전할 전’자를 사용했다. 노동자들의 연장을 통해 이 사회가 지닌 노동의 풍경을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함이리라.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며 傳(전할 전)자가 아닌 戰(싸움 전)자로 읽혀야 할 것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
.
굴삭기를 운행하는 강정애 씨. 그녀의 연장은 자갈과 진흙을 건져올리거나 땅을 파고 다지는 용도로 사용된다. 깎고 다지고 쌓는 일은 마천루가 뿌리내릴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함이다. 그렇게 그녀가 마련해준 자리에 식립된 도시만 수십 개. 그러나 정작 그녀가 머물 곳은 그녀가 조성한 도시에 안에 존재하지 못한다.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어음을 발행했던 건설사가 도산하거나 임금을 체불하였기 때문이다. 급여를 7개월 후에 지급하는 것은 건설사의 관행이라고 했다. 개인 기사 강정애 씨는 저항할 수 없었다.
.
.
연장은 인간사회에서 특수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세상에 탄생하였다. 특정한 상황에서 적확하게 사용되는 도구는 문제해결의 열쇠가 된다. 그 연장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은 연장의 속성을 따라 특징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특정한 연장을 사용하는 특징적인 노동자의 삶은 인간세상에서 필수적인 것인데... 왜 그와 그녀의 삶은 소외되고 무시되는가. .
.
현대사회가 추구하는 매끄러운 삶의 형식을 만들어준 노동자들의 삶이 전쟁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슬펐다. 그래서인지 연장의 메뉴얼을 읽는 것과는 달리 연장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을 읽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
.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은 언제가 될까?
.
.
지금도 꽃샘추위를 견디며 투쟁하고 있을 수많은 노동자의 삶을 응원한다.
.
.
부디 당신과 당신의 연장이 안녕하기를...
Read more
 #책 #간병살인 #마이니치신문취재반 . . 봄, 지인들의 결혼식이 많다. 어떻게 서로를 만나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는지는 하객의 입장으로서 자세히 알 도리가 없다. 그러나 어렴풋하게 ...
Media Removed
#책 #간병살인 #마이니치신문취재반 . . 봄, 지인들의 결혼식이 많다. 어떻게 서로를 만나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는지는 하객의 입장으로서 자세히 알 도리가 없다. 그러나 어렴풋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은, 두 사람의 시작은 무척이나 사소하고 평범하게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범상하고 평범했던 ‘사이’의 발전은 결혼식 때에 절정의 초입을 맞이한다. 예식의 성대함은 일천하였던 관계의 첫 모습을 생각지도 못하게 할 만큼 황홀하다. 어쩌면 성혼의 환상은 슴슴하게 삶을 일궈온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과분한 성격의 것일지도 모른다. . 스미코는 지인의 소개로 ... #책 #간병살인 #마이니치신문취재반 .
.
봄, 지인들의 결혼식이 많다. 어떻게 서로를 만나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는지는 하객의 입장으로서 자세히 알 도리가 없다. 그러나 어렴풋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은, 두 사람의 시작은 무척이나 사소하고 평범하게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범상하고 평범했던 ‘사이’의 발전은 결혼식 때에 절정의 초입을 맞이한다. 예식의 성대함은 일천하였던 관계의 첫 모습을 생각지도 못하게 할 만큼 황홀하다. 어쩌면 성혼의 환상은 슴슴하게 삶을 일궈온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과분한 성격의 것일지도 모른다.
.
스미코는 지인의 소개로 다케시와 만났다. 한동안 교제를 하다가 1970년에 결혼했다... .
.
히로시는 1968년 23세 때 같은 중학교의 반 친구였던 나쓰코와 결혼했다... .
.
시게루는 사치코에게 교제를 신청했다. 시계방 손님에게 선물하는 영화 초대권을 양보받아 히메지 역 앞 영화관에서 종종 데이트를 했다. 두 사람은 사귄 지 1년 쯤 지나서 결혼했다... .
.
지인의 소개로 만나거나 중학교의 반 친구로 만나 결혼하기까지 이어진 관계의 결실은 분명 행운이다. 그러나 오랜 간병 끝에 스미코는 다케시를, 히로시는 나쓰코를, 시게루는 사치코를 살해하였다. 사소하게 출발하여 이룬 성혼의 황혼기가 비극으로 치닫게 된 이유는 간병인의 수면부족으로 인한 우울과 빈곤, 사회적 역할의 상실과 환자의 증상악화, 희망의 질식 그리고 간병인 신체의 노쇠와 환자와 간병인을 돕는 사회보장제도의 부재 등이 있을 것이다. 사소하게 출발하여 이른 종국의 참경은 부당했다. 그들은 고생스럽고 슬픈 일이 있어도 참고 견디며 가족들과 행복하려고 애썼던 보통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
일본사회에서는 간병을 필요로하는 가족 구성원을 죽이고 싶다거나 동반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20%에 이르고 70%에 달하는 사람이 간병으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느낀다는 설문결과가 있었다. .
.
이미 일본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의 6%는 간병으로 인한 사건이 차지하고 있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듦과 동시에 간병서비스를 받아야 할 환자는 폭증했고, 그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은 포화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노인들의 연금수령분으로 요양시설에 지불할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국민 20명 중에 1명... 그중 대다수는 가족들의 도움 속에 재택간병을 받아야 할 처지고... 그러한 현실은 환자는 물론 간병인들의 삶 전체를 붕괴시킨다.
.
일본사회가 고독사 이후 마주하게 된 충격적인 사회상의 실체다.
.
인구 고령화가 세계1위 수준으로 진행 중인 한국의 상황 역시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 그런 연유로 마이니치 신문에 게제된 기사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을 것이다. .
대한민국 청년들의 사회진입은 갈수록 늦어지는 반면, 사회불안정성은 강화되었다. 노인인구의 빈곤은 이미 세계 최정상이다. 도시의 근린생활시설 곳곳에 세워진 요양원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나 앞으로의 수요는 더욱 폭증할 것이고, 서비스의 이용료는 높아질 것이다...
.
국민들에게 배덕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도록 돕는 사회야말로 문명국가다. 그러나 그 책임을 개인에게 한정하는 사회는 개인의 존엄성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그러한 사회 안에서는 무표정한 슬픔이 일상처럼 반복된다. .
영국의 간병제도와 간병인에 대한 복지적 구제책이 한국에서도 시급히 논의되길 바란다. .
모든 인간의 탄생이 존엄하였듯이, 그들의 죽음 역시 존엄할 자격이 있다.
.
인간의 존엄을 보존하는 데는 무한한 인내심과 노력이 수반된다. .
애쓰지 않으면 앞으로의 청춘은 결혼식에 앞서 씁쓸한 관계의 종말을 먼저 상기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슬픈 생각을 앞서서 하지 않고 젊은 남녀의 혼인을 축하해 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
내 유난스러운 걱정이었다.
Read more